갑상선암 일산차병원 진료후기 (3) – 수술

수술 전에 트윈테일로 묶어주신다.

겨우 조금은 살맛있어 써보는 수술 후 수술은 그저께 했다.내 순서는 오후 2시쯤이라 수술 난이도와 나이 순으로 순서가 정해진다고 한다.수술실에서 “나이 어려서 뒤로 밀렸어~~”라고 하자 긴장 속에 반나절을 보냈다.

저는 CT상 림프선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로 일단 반절제수술을 하면서 림프선 조직검사를 한 후 1) 전이가 맞는 경우 → 전절제 후 청소술까지 2) 전이가 아닌 경우 → 반절제로 종결 이렇게 진행

그런데 수술을 기다리면서 박정수 교수, 김희준 교수 둘 다 회진을 한 번씩 하셨는데 둘 다 아무리 봐도 전이가 맞는 것 같다. 하고 반절제의 희망은 두고 있었다.그러게. 난 절제하고 방사선치료로 제대로 멈추면 재발도 적네~ 초크루~~ 갑상선은 원래 기능하지 않는 것 같았으니까, 내친김에 약이라도 잘 챙겨먹고 오히려 좋아~~~ 하고 눈물의 자기합리화 쇼를 하고 있었어…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전이도 있고 반절제만 했다. 통통해진지 얼마 되지 않아

1시 반쯤 침대에 실려 수술실로 들어간 대기실 같은 곳에서 동의서를 쓰고 설명을 듣고 잠깐 기다리다가 박정수 교수님이 나와서 목에 수술 부위를 표시하고… 다시 기다려 녹색 천장 그곳으로 옮겨진다.

선생님들이 일사불란하게 이것저것 몸에 붙이고 가리키고 팔을 묶고 호흡기를 대고 마취주사에 들어갑니다~~해서 주사가 들어가는 느낌이 드네. 그러자 마자… 졸려… 생각 좀 하다가 기절.

그 다음 기억은 내가 머리가 아프다고 질질 끌었어.선생님.. 머리가 너무 아파요.. 선생님 이러고 있었어.보호자 오셨냐고 물어보셨는데 어머님이 다른 데 가셔서 못 만나셔서 일단 병실 감병실에서 침대로 옮기고…나는 아파서 미쳤어.

그때 박정수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대박이다, 왜 대단해?”라고 물어보셔서 “못 싸웠어요?” 후후…”라고 물어보셨다. 반절제했다고… 방금 전까지 울고 있었는데 그 말에 빙긋 웃음이 나온 목에 혈낭도 묻히지 않았다.

(나중에 김희준 교수님께 제 림프선은 어떻게 됐냐고 물었더니 3mm 하나 뜯은 건 전이됐는데 그 외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하셨다.CT상에서 문제가 됐던 전이가 의심되는 다른 부분도 실제로 목을 열어보니 없었다고.내가 젊은 편이라 되도록 갑상선을 살리는 게 좋을 것 같다, 교수들이 상의 끝에 절반 절제로 결정했다고 한다.정말 운이 좋았다고 하셨다. 다행이다)

수술 부위의 통증은 느끼지 않았다.왜냐하면 전신마취의 영향으로 생긴 두통이 너무 심해서.. 간호사 선생님을 붙잡고 머리가 아프다고 다시 한번 투덜거렸던 기억이 나는…

내가 꽤 거창한 걸 생각하면 그래도 반절제 수술은 통증이 적은 편인 것 같아!하루 만에 많이 회복됐다. 두통만 없어져도 살아난다.수술 당일을 제외하고는 진통제도 필요 없었다.

수술 다음날 걷는 게 좋다며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머리가 아파 간호사의 허락을 받아 조심스레 씻었다.목에 두꺼운 수건을 두르고 목 앞에 묶어 두께 때문에 고개를 숙이지 못하게 한 뒤 옷을 적시지 않도록 전체를 벗고 아주 조금만 몸을 기울여 씻었다.그런데 자기가 씻는 건 한계가 있어. 물로 머리를 적시자마자 조금 후회했는데.. 잘 감았더니 개운하더라구.결국 퇴원 전날 샴푸 서비스를 신청했다.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부탁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부모님이 반절제 소식에 매우 기뻐하셨다.우리 가족 모두 얼굴이 활짝 피었다. ^_^이 병원에 와서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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