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픈 손가락 고양이 고구마’
저희 막내 순두부 동생 고구마예요.얘 보면 다 예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좋아해 주세요.코가 눌린 아이들 칭코라고 하죠.장화는 고양이 가필드 등 수식어도 많은 아이입니다.딱 2종의 고양이인데 얘네들은 태어날 때부터 귀엽고 예쁜 얼굴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대표적으로 코가 눌려서 호흡이 편하지 않아요.그리고 코가 짧고 안구가 돌출되어 있기 때문에 안질환에 취약합니다. 눈곱도 많이 들어가고 먼지도 많이 들어가고 눈에 상처도 멋있어요.단두종 아이들의 숙명일지도 모르겠네요.제 눈에도 물론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그리고 나는 하나 더 있어요 + 답답해.
곰이 겪는 아픔과 불편한 일상을 모르고 그저 예쁘고 귀엽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구마를 보면 죄송합니다.
큰딸 두부도 어렸을 때는 결막염을 자주 앓아서 면역이 약하다고 생각했어요.성묘해서 잘 지냈어요.고구마도 그럴 줄 알았어요.아직 아기라서 눈병이 많을 뿐이에요.
고구마안과전문병원을 다녀온 안과전문병원이라 기기가 많아 보호자가 눈앞에서 바로 검…blog.naver.com
결막염이라고 생각해서 근처 동물 병원에서 안약을 받아 주었는데, 전혀 호전될 기미가 없었습니다. 규모가 있는 2차 병원에 데리고 갔어요. 각막에 상처가 있는데 결막염 약을 쓰면 각막염이 더 나빠진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화도 났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라 시급한 게 치료가 우선이라 꾸준히 진료를 받으러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안압이 점점 높아졌어요. 결국 녹내장 진단을 받고 여러 안약을 넣고 지켜봤습니다.
한 살 때부터 눈이 아프기 시작한 고구마
안압이 좀처럼 붙지 않았고 약을 바꿀 때마다 이 약으로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제 희망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결국 안압에 고혈압 각막분리괴사증까지 겹치면서 저는 흔들리는 멘탈을 잡고 고양이 카페를 드나들며 수많은 글을 읽고 병원을 몇 개 골라 그 중 한 곳을 찾습니다.
안과 전문 동물 병원이었어요. 길고 긴 진료와 상담을 하다 고양이의 녹내장이 치유가 어려운 질환이라는 것을 알고 우선 안약을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사실상 고양이의 녹내장에는 안약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고양이는 개와 달리 안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안약이 전혀 듣지 않으면 결국에는 적출만이 방법이라는 말까지 듣고 저는 오히려 담담했습니다.병원 수의사가 고양이는 적응을 잘하는 동물이라며 두 눈 없이도 잘사는 아이도 있다고 들어서 그런가?
지금까지 사용해 온 녹내장 안약과는 다른 종류의 안약을 받아서 매일 넣어 주었습니다.그렇게 몇 달이 지나면서 고구마의 안압은 정상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고구마가 안약이 잘 되면 병원 수의사와 저도 함께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안압이 안정되면서 그동안 고구마를 심하게 괴롭혔던 각막분리괴사증 수술도 받습니다.
고구마 각막분리 괴사 안검내반교정 수술 일정 7월 29일 오전 11시 30분 단식, 금수병원 사당 동물안과 전문병…blog.naver.com
모르는 이유로 각막이 분리되어 염증이 생깁니다.안약을 넣어서 좋아졌다가 재발했다 반복했어요.어느 순간부터는 안약도 듣지 않았어요.분리된 각막을 긁어서 인공 각막을 넣고 수술했어요. 눈꺼풀이 안구에 닿아 눈이 불편한 증상인 안검내반 수술도 함께 실시했습니다.
안압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나서 내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제대로 된 치료 리뷰 게시물을 쓸 수 없었습니다만, 아마 걱정거리가 없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지금까지도 고양이 녹내장 글에 댓글이 있습니다.고양이 녹내장으로 걱정이 많은 집사님들이죠.각막분리수술을 해서 글을 올렸어야 했다, 녹내장 치료기록도 좀 더 자세히 올렸어야 했다, 하고 후회하지 않는 후회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를 짧게 종합해보면 각막질환 시작 → 가까운 병원 방문 → 차도없음 → 병원2,3곳 방문 → 차도없음 → 안압높음 → 녹내장진단 → 각 종목 약 투약 → 차도없음 → 안과병원 방문진료 → 새로운 안약 투약 → 효과있음 → 안압정상수치 → 정상수치 유지 → 안약 끊김 → 각막수술 → 현재 안압정상 유지중
치료 결과가 모두 동일하지는 않고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저의 경우에는 반려=책임, 반려동물=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주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길지 않은 묘생 행복을 말하기 전에 아픈 곳은 없기를 바랍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분명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을 텐데 만약에 안약이 안 돼서 안구 적출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 그때는 그게 최선일 거예요.안구가 점점 커져서 힘든 것보다는 낫으니까요.
‘최선을 다했다’에 의미를 두려고 했어요.저는 그랬어요.
모든 반려동물인 반려동물을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