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펴고 갔을 때 촬영 장비를 옮길 때 갑자기 왼손 네 번째 손가락 마디가 바늘에 찔리는 듯한 통증이 느껴져 잠시 손 스트레칭을 했다. 괜찮을 것 같았는데 습관적으로 손목을 돌리거나 손을 잡고 펴는 나름대로 스트레칭 동작이 있는데 그걸 할 때도 ‘앗!’ 하는 통증이 있어서 원인을 계속 생각하다가 며칠 전에 손만 잡으면 통증이 생겨서 서면에 있는 병원에 갔지!
I! 일단 팔 저림 증상이 있으신 분들은 자책하지 말고 무조건 손목에 있는 신경을 봐주는 병원으로 가셨으면 좋겠다. 나는 손가락 관절이 아프기도 했는데 요즘 손을 쓰면 틀림없이 팔 저림이 생기고 내가 살이 쪄서 그런가 보다 싶었다. 가슴 측면 부위와 팔이 만나는 곳이 살이 쪄서 눌려 피가 잘 통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왼손이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이라고 한다. 왜 이해가 안 되냐면 그동안 마우스를 잡고 오른손으로 거의 일했는데 상대적으로 덜 일한 왼손이 그런 진단을 받으면 오른팔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일이다. 일단 팔 저림이 가슴 근처 팔에서 팔꿈치를 지나 손가락 끝까지 범위가 클 수 있는데, 그 문제의 원인이 손목 인대 쪽에서 정중신경을 압박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손목 부위만 놓고 약물치료나 수술 등의 치료를 하면 팔 전체의 저림 증상이나 통증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신경이란 정말 민감한 기관인 것 같아. 저것은 누르면 저리거나 압박하면 통증이 온다. 팔이 저리는 것은 피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신경이 눌리면 저리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병원에 갔을 때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고 하면 의사 선생님은 하나하나 답을 찾기 위해 우선 골절부터 의심한다는 의미로 CT 촬영 3만원, 염증이나 근육 손상 정도를 볼 수 있는 초음파 검사 4만원 이렇게 저에게 마음의 부담을 줬다.
한 검사가 끝나면 다음 검사는 얼마라고 미리 알려주는 전담직원 선생님이 계시는데 피자 토핑처럼 돈이 추가되는데 이게 롤러코스터처럼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그래서 ‘네네네’ 하면서 시키는 대로 다 받았더니 26만원이 나왔다.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두 가지가 있어서 써본다.
일단 내가 지식이 있었다면 신경전도 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했을 텐데 그런 줄 모르고 손가락 관절이 ‘아프다’고 하면 의사가 CT부터 찍어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손목에 인대와 신경이 간섭하는 정도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병원이 과잉 진료했다는 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비용이 나와 당황했을 뿐이다. 어쨌든 가장 의미 있었던 검사는 신경전도 검사인데, 이것은 팔 곳곳에 전기 자극을 주어 말초신경까지 도달하는 도달 속도 같은 것을 분석하는 것 같다. 내 통증의 원인은 이 검사로 선명해졌는데 잘 모르겠지만 뭔가가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팔 전반에 전기 자극을 주지만 몸 전체가 움찔할 정도로 강한 자극이어서 너무 무서웠다.


이런 식으로 검사를 한다. 전기충격기 너무 아프고 무서워.온몸이 벌벌 떨리다.
그런데 이렇게 팔 전반이 저린 느낌이 드는 이유가 겨우 손목에서 신경이 눌려 있기 때문이라니! 그동안 손목터널증후군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손목이 특별히 아픈 건 아니어서 저한테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증후군이 생기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정중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그 주변이 비대해지는 것이 원인이지만 정확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손목관절 골절과 탈구 및 그 휴유증, 감염과 염증성 질환, 부종과 건막 증식, 수근 관내 종양, 특정 단백질이 손목인대에 침착되는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검사로 원인이 밝혀졌고 의사는 교과서대로 스테로이드제 처방을 받았다. 손목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는 것인데, 이의 효과 및 작용은 다음과 같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는 장면. 이 사진의 설명을 보면 내가 너무 교과서적인 진료를 받은 것 같다.(생각보다 바늘이 깊게 들어간다)
그래서 손목에 스테로이드 주사까지 맞았고 이것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 방지를 위해 먹는 약을 처방받고 나왔는데 오늘 약값을 포함해 진료비가 총 27만원 정도 나왔네요. 당황스럽지만 실비보험으로 2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실비보험 정말 다행인 것 같고. 실비보험이 없는 사람이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드시라면서 이 연사를 외칩니다!
PS. 10년도 더 전에 그림을 그리려고 태블릿 펜을 잡고 그리기 시작하면 5분 안에 오른팔 저림이 있었는데 그때 신경치료를 했더라면 직업이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하면서 이 연사 정말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