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마더 안드로이드 – 불량 영화에도 한 방은 있어

넷플릭스의 최근 개봉작 ‘마더 안드로이드’를 틀고 초반에 후회했다. 숲 속을 누비는 지루한 장면이 이어지지만 하품도 나왔다. 그럼에도 클로이 모레츠의 매력과 함께 마지막까지 궁금한 부분이 있어서 완주했고 그 소감은 이렇다.

불량 영화에도 한 방은 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가까운 미래 이야기로 안드로이드라 불리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집사 역할을 하는 시대다. 그런데 이 안드로이드가 진화하면서 프로그램을 해킹하고 독립자로 선다. 그리고 인류는 살생되어 종말의 위기를 맞는다. 살아 있는 인간은 군 기지 내에 머물거나 숲을 통해 조심스럽게 이동하고 보스턴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아시아로 망명하려 한다. 젊은 커플 조지아(클로이 모레츠)와 샘(알지 스미스)도 그 배를 타기 위해 텐트 생활을 하며 필라델피아에서 보스턴으로 향한다. 만삭의 조지아는 간신히 따라가지만 샘은 힘들게 구한 모터사이클을 타고 질주할 것을 계획한다. 하지만 드론에 들켜 안드로이드에 쫓기고 이 둘은 결국 뿔뿔이 흩어지는데.

중간에 숲 속에서 만난 구세주 같은 존재 아서(라울 카스티로) 덕분에 보스턴으로 안전하게 이동한다. 그러나 이후 반전이 발생해 결국 이들은 한국 망명을 결정하는데.

한국인으로 계속 Korea가 언급되니 도대체 중간에 나오기 어렵게 만든다.

논란이 되는 장면이다.남한으로 향하는 배를 안내하는 군인들의 복장이 북한군을 떠올리게 한다.이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감독이 종북이냐는 주장이 제기됐다.그런데 가까운 미래라 정확히 한국이 한국인지 북한인지 구분하기는 어렵다.다만 이들은 북한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는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한국은 대한민국이라고 본다. 군복 빼고.

마더 안드로이드는 SF라고 하기에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휴먼 드라마라고 보기에는 허술하다. 특히 <터미네이터>의 디스토피아적 기시감을 많이 볼 수 있다. 폴라로이드 사진도 그렇고 안드로이드의 형상이 그렇다. 이 영화 역시 저예산 영화 특유의 빈약함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지 못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좀비화나 드론 추적이나 <클로버필드>와 같은 미국의 멸망 장면 등 고민한 흔적도 조금 보인다.

결론적으로 미흡한 영화에도 한 방은 있다. 그것은 모성애였고 배우자를 지키려는 용기는 감동적이다.

아래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다.

조지아가 자녀를 한국에 보낼 때 부모 포기 각서를 쓴다. 거기에 한글이 보인다. 그 종이에 어머니는 훗날 아이가 읽을 수 있도록 절절한 편지를 쓴다. 자신들이 부모가 돼 아이와 즐거운 일상을 보내는 상상이 펼쳐진다. 하지만 글을 다 쓸 무렵에는 한국인 부모가 자신의 아이포레스트를 키우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나는 이 지점에서 625전쟁 고아들이 미국으로 입양한 역사를 떠올렸다. 그런데 70여 년이 지난 지금 영화로 미국 아이가 한국으로 입양되는 역사가 펼쳐진다. 한국이 아무리 넷플릭스 강국이라고 해도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일종의 경외감을 갖는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AI 중에 신경망 이론으로 역전파(Backpropagation) 알고리즘이라는 게 있는데 정말 한국으로의 역전파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제로 K무비의 상상력은 세계 최고다. 영화적 카테고리에서 이제 미국인들은 한국의 아이디어를 빌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망명이 일종의 한국문화에 대한 동경의 메타포로 느껴졌다.

그리고 북한군이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 영화를 흑백논리의 프레임에 가두는 것도 옳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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