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온 인공위성의 실생활로

가뭄 예측, 무인도 쓰레기 적발 … 실생활로 들어온 인공위성 토양 20㎝ 아래의 수분 파악 가뭄을 감시하고 농작물 재배에 활용해 유지한 기자 입력 2020.12.313:00 현재 인공위성 수백 대가 지구를 돌며 세계 구석구석을 감시하고 있다. 자동차의 움직임과 미세먼지 흐름까지 포착해 주로 군사 목적과 환경 감시용으로 쓰인다. 하늘의 눈 인공위성이 이제 실생활에 속속 들어오고 있다. 위성을 농업·어업·산업 등에 활용하거나 경제지표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등 응용 분야가 다양화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하늘의 눈 인공위성◇식물 뿌리 깊이의 토양 수분도를 파악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서은교 박사와 이명인 교수 연구진은 28일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인공위성이 관측하는 토양 수분 정보를 통해 가뭄을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일 국제학술지 환경원격감시 인터넷판에 공개됐다. 일기예보와 함께 가뭄정보가 활용되면 농업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가뭄 피해에 선제 대응하려면 토양에 함유된 수분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인공위성은 마이크로m(100만분의 1m) 파장대의 전파를 사용해 최고 5cm까지 토양 속 수분 정보를 알아낸다. 그러나 관측에 쓰이는 마이크로미터 파장대의 전파는 식물 생장에 중요한 근층 수십 cm의 깊이까지 도달하지 못했다.연구팀은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토양 수분 정보와 다른 정보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토양 수분 정보의 정확도를 높였다. 강수량·복사열·지표온도·바람 등 변수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뿌리층을 포함한 지구 전체 토양 수분량에 대한 정보를 추출한 것이다. 공기 중의 수분정보와 인공위성 정보를 합치면 1020cm 아래의 토양수분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실제로 과거 북미 지역에서 발생했던 가뭄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번에 개발한 모델이 인공위성 관측 정보만으로 분석했던 것보다 정확도가 높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명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뭄 감시뿐 아니라 가뭄을 중장기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반사도 통해 스티로폼 쓰레기 추적 어부에게 귀찮은 해양 쓰레기도 사람이 직접 나오지 않고, 인공위성으로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국가해양위성센터는 28일 “무인도 해양환경을 오염시키는 스티로폼 쓰레기의 실태를 위성 영상으로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현재 국내에는 2800여개의 무인도가 있지만 접근이 어렵고 넓은 지역에 산재해 있어 해안을 따라 밀려든 쓰레기 실태를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해안 쓰레기의 약 70%를 차지하는 스티로폼을 위성을 통해 파악하기로 했다.먼저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A호’로 동서해 해수욕장 두 곳을 촬영했다. 위성영상 정보는 분석 알고리즘 시스템에 학습시킨 스티로폼의 빛과 반사의 차이를 위성이 포착해 주변 물체와 구별하는 원리다.연구팀은 인천 옹진군에 있는 무인도 사승봉도를 위성으로 촬영해 사진을 분석했다. 위성영상과 드론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조사한 결과를 비교한 결과 위성이 쓰레기로 의심되는 물체의 분포를 대부분 파악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스티로폼은 현장 조사와 비교할 때 약 84% 수준의 탐지 정확도를 보였다.국립해양조사원은 내년부터 무인도 2곳에서 해안쓰레기 실태조사에 활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위성 활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립해양조사원 측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목재와 폐어구 등 다른 쓰레기 종류도 분류할 것이라고 밝혔다.◇저장고 지붕 높이에서 원유 저장량 파악 인공위성은 경제적 지표 수립에도 활용된다. 쇼핑몰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을 분석하기도 하고, 개발도상국의 차량빌딩 수 변화를 토대로 빈곤 해결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도 한다. 위성사진으로 농작물의 생육 상태를 분석해 곡물 가격도 예측한다. 미국의 위성분석업체 오비탈인사이트는 원유저장고의 위성사진을 통해 유가 변동을 예측하고 있다.원유가 얼마나 저장돼 있는지 알면 국제유가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각국과 회사는 남은 기름을 원유저장소에 보관하지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오비탈인사이트는 원유 저장고를 찍은 위성사진에 주목했다. 원기둥 모양의 원유 저장고는 지붕이 원유에 떠 있다. 원유가 가득 차면 저장고 지붕이 원기둥 높이 끝까지 올라가고 채워지지 않으면 지붕은 낮게 내려간다.보관량에 따라 지붕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위성사진을 보면 저장고 지붕에 검은 그림자가 진다. 오비탈인사이트는 이를 이용해 원유 저장량을 파악했다.원유 저장량의 변동 추이를 알면 수요 변화를 파악해 유가까지 예측할 수 있다. 오비탈인사이트는 세계 2만6000여 개의 원유저장소 재고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달소행성, 희소자원 보고우주개발 본격화, 현재 가치로 1530억달러(약 180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한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달 표면에 성조기 하나를 꽂고 암석 한 줌을 채취하는 데 그쳤다.지금까지 우주 개발의 경제적 가치는 인공위성을 제외하면 대부분 우주라는 극한 환경을 개척하기 위해 개발한 첨단기술이 실생활에 응용되는 스핀오프(파생상품) 방식을 통해 창출돼 왔다.이코노미조선 > 커버스토리 | 최상현 기자 | 202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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