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 : 어른들의 탐욕[꼬리치는 그날 이야기] 1999년

1999년 인천 인현동의 한 호프집에서 일어난 화재 참사.

이 사건은 이처럼 커질 이유도 없이 대처만 제대로 하면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참사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렇게 많은 사상자가 난 것이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었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오늘 꼬리를 내리는 그날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 화재참사의 핵심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어른들의 탐욕과 공무원들의 부정부패에 따른 환상의 콜라보에 아이들이 희생된 셈이지만, 사실 그때 호프집에 가는 것이 그렇게 큰 일탈일 줄은 몰랐고, 그 시절에 불량 청소년 프레임이 작동했다는 것이 좀 신기하기는 하지만 벌써 20년 전 일이니 지금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더구나 인천 인현동 호프집 사장이라는 사람은 일부러 미성년자를 불러모으기 위해 온갖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미끼를 던져버려 불량청소년이 아니라도 유혹에 빠진 학생이 많은 것 같다. 아니, 그리고 나는 처음부터 이 사건의 프레임 자체를 불량 청소년이라고 붙인 것 자체가 황당하지만, 다시 말해 불량 청소년은 죽어도 좋다는 것인가.

이런 엉뚱한 프레임이 먹혀들던 때가 1999년이었다고 보면 된다.하지만 아이들은 단지 생일파티를 위해 호프집에 갔을 뿐이었고, 분명히 살 수 있었음에도 어른들의 탐욕 때문에 어린 나이에 일찍 세상을 떠나야 했다.

당연히 안전관리에 대한 고려 없이 그런 일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할 공무원도 돈에 눈이 멀고 경찰도 부정부패의 산실이었으니 언제 일어나도 일어날 사건이긴 했다고 보면 된다. 어른들이 돈으로 치장하는 동안 아이들은 독가스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

예전에 소방관이 쓴 글을 읽었는데 이런 실내건물 화재사건에서는 불에 타 죽는 사람이 거의 없고 대부분 가스 질식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인천 인현동 역시 질식사로 많은 아이들이 하늘나라로 간 그날 행복하게 생일잔치를 벌여야 할 아이들이 죽어간 것이지만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연기가 나고 누가 봐도 불이 나는데도 지배인이 탈출하려는 아이들을 막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계산을 하고 나가라는 이유였다.

그만한 돈을 벌려고 아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그 사장의 지배인인데 역시 유상종이란 이때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도울 기회를 놓쳐버린 어른들은 그 후 도주해 또다시 국민을 괴롭히고 만다.

1999년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건을 조사한 결과 현지 공무원과 경찰도 이 호프집 사장으로부터 온갖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아예 관리 감독도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수군거렸다고 보면 된다. 예전에 뉴스라도 보면 경찰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찾아온 여학생을 또 성폭행한 사건이 있지 않았는가.

간혹 보면 공권력에 대한 감시 감독이 과연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리고 사건 이후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해야 할 사람들은 최대 징역 5년만 받았을 뿐 제대로 처벌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꿈이 많은 아이들이 60명 가까이 죽었는데도 말이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는 그런 아이들이 미성년자인데도 호프집에 갔다며 죽어도 싸다는 식으로 엉뚱한 프레임을 씌워 버렸다.

죽어도 싼 사람은 없다.

그래서 부모님과 친구는 어디 가서도 슬퍼하지 못했던 것이 이 사건의 가장 슬픈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덫에 걸린 아이들이 희생됐는데 오히려 욕설은 아이들이 더 많이 듣는 이 황당한 일이 실제로 1999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지금도 건물 관리 부족으로 인한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나는 그래서 너무 답답해 보이는 건물이나 가게에는 잘 들어가지 않는다. 술 마시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크지만 그런 곳에 들어서자마자 환기가 안 되는 게 너무 좋아 두통이 나서 오래 있지도 못한다.

이제라도 이 청소년과 부모에 대한 오해를 풀고 우리 모두가 이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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