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대학가요제 수상곡인 이정희의 ‘너의 생각’은 가사에 담긴 ‘텅 빈 고독’이라는 표현이 저에게 평생 머물게 한 노래입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노래를 많이 듣던 중고교 시절 실제 경험이 아닌 대중가요를 통해 막연히 남녀 간의 슬픈 연애가 향하는 감정이 ‘텅 빈 고독’이라는 느낌이 특유의 멜로디에 실려 기억에 각인된 노래랄까.
아마 70년대적인 가사는 언제 들어도 그 시절의 풋풋함을 떠올리게 해주겠지만 오늘의 초대곡으로 하면서 우선 가사 전문을 음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의 생각 – 이정희
꽃이 피면 꽃이 피는 길목에 꽃처럼 화사한 웃음으로 달려와 비가 오면 바람 부는 대로 부는 빗물이 되어 찾아와 헤어져 텅 빈 고독 속을 머물고 지나간 텅 빈 마음을
바쁘면 바쁜채로 날아와 스쳐가는 바람에 잠시 다가와 어디서든 만날수 있는 얼굴로 만나면 인사할수 있게 하고 머물다가 헤어지고 텅빈 고독속에 머물다 지나간 텅 빈 마음을
도입부에 ‘꽃’이 등장하기 때문에 요즘처럼 목련을 비롯한 온갖 꽃이 피는 5월 초에 들으면 더욱 ‘맛’이 나는 곡이기도 합니다.

어딘가 슬프고 감미로운, 둘째 언니 또래 젊은 가수의 목소리에서 언젠가 나도 ‘텅 빈 고독’ 속에 머물게 되리라는 막연한 예감도 들었습니다.
그런 예감을 담아 마치 언젠가 들어본 익숙한 멜로디로 사춘기 소년의 마음속 털어놓는 친근감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잔잔한 울림을 전하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이 노래는 특유의 잔잔함과 슬픔, 애틋함이 시원하고 묘한 안도감을 전해주는 것 같아 가끔 찾아가 듣는 ‘흘렀던 노래’이기도 합니다.
그런 정서가 담긴 노래 – 이정희의 <너의 생각>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의 생각 – 이정희(1979)
화려한 웃음을 띠고 비처럼, 바람처럼 나에게 다가오곤 했던 사람….
바쁜 일상에서 자주 만나 인사하며 만나곤 했던 사람과 헤어진 후 텅 빈 마음으로 그 고독 속에서 꺼내는 ‘너의 생각’은 적당한 상실감을 동반하고 안타까움과 슬픔이 그리 크지 않게 작동하며 묘한 안도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느덧 외로움에 사로잡혔던 사춘기 어느 날, 바람이 부는 한강 다리를 걸어 건너는 날 들으면 꽤 어울렸던 기억이 나는 노래입니다.
79년 등장해 8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 이정희는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이내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집니다.
<당신의 생각> 이외에도 그의 히트곡으로는 <바야야야>와 <당신아>, 이문세가 리바이벌하면서 더 알려진 <나는 행복한 사람>, <슬픔 속의 사랑>, <그 얼굴>, <서 있는 여자> 등이 있습니다.

70년대 말 혜성처럼 등장한 가수 이정희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이정희는 2015년 KBS 콘서트 7080을 통해 무려 29년 만에 한국 대중에게 모습을 보인 이후 CBS 음악FM ‘행복한 동행’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콘서트 7080으로 29년 만에 복귀한 가수 이정희
60세에 가까워져 원숙함으로 노래하는 이정희의 ‘너의 생각’도 들어보겠습니다.
두 번째로 출연한 ‘콘서트 7080’ 화면에서 다시 보는 이정희입니다.
이정희 – 당신을
추억이 담긴 노래를 듣는 것은 몸 안에 긍정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말 한때 사춘기 시절 듣던 노래를 만나면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으니 오늘 초대한 이정희의 <당신의 생각>이 어떤 독자에게는 그런 작용을 하길 원하게 되네요.
계절의 여왕 5월 – 이 꽃의 계절에 노래로 아름다운 시간이 있기를 바라며…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찔끔찔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