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보고 좀 의아했어. ‘2017년 미국이 고혈압 진단 기준을 130/80mmHg로 강화한 이후 국내 지침도 5년 만에 보수적인 입장에서 다소 선회한다.’는 인터넷 기사였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고혈압합동위원회의 고혈압 가이드라인(JNC8)이 2014년 발표됐지만 3년 만에 다른 의견이 나올 리 없기 때문이다. 통상 미국의 가이드라인 발표는 10년 정도의 주기를 갖는다.
다른 기사를 찾아보니 2017년 미국심장학회와 심장협회의 강화된 기준을 미국 고혈압 기준으로 잘못 작성한 것이었다. 미국이라고 한다면 미국 국립기관이라면 말이 되겠지만 학회나 협회의 입장을 미국 입장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고 허탈한 느낌이 들었다. 인터넷 신문이라고 해도 신문기사가 이런 수준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대한고혈압학회 목표혈압 강화
어쨌든 대한고혈압학회는 2022년 5월 15일 고위험군의 목표 수축기 혈압을 130mmHg까지 최대한 낮추라고 제시했다. 동양인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낮춘 집단이 150mmHg 미만으로 조절한 집단에 비해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최근 연구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반영된 최근 연구는 중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130㎜Hg 이하 중환자군과 150㎜Hg 이하 표준치료군을 비교했는데 평균 3.34년의 추적관찰 기간 중 중 중환자군 4200명 중 147명, 표준치료군 4260명 중 196명의 심혈관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고혈압 가이드라인(JNC8) 관리 기준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고혈압합동위원회의 고혈압 가이드라인(JNC8)
추적 관찰을 좀 더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반론은 제쳐두자. 다만 한 연구만을 반영한 이유가 동양인인 것 외에는 제시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2014년 발표된 미국의 JNC8 가이드라인은 “지난 30년간 발표된 고혈압 관련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라며 “그동안 전문가들은 혈압이 낮을수록 좋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임상연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60세 이상은 150/90mmHg, 60세 미만은 140/90mmHg로 정했다고 말했다.
JNC8의 주장과 달리 대한고혈압학회가 최근 한 연구 사례만으로 고위험군 목표 혈압을 낮추는 주장을 펴는 것은 섣부른 것으로 보인다. JNC8에서는 당뇨병이나 신장질환이 있어도 임상적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확실하지 않은 것은 모두 140/90mmHg로 묶어놨지만 고위험군 진단 기준을 강화하는 대한고혈압학회 지침과는 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이다.
2014년 JNC8의 고혈압 진단 가이드라인은 철저히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지침을 마련했다. 2017년 미국심장학회의 고혈압 진단 가이드라인은 미국 내부에서조차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미 국립보건원의 기준을 우리가 함부로 따를 필요는 없지만 미국 학회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이유는 더더욱 없다.
고혈압의 근본 원인과 혈압약의 부작용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30년간의 임상 분석을 통해 혈압이 낮을수록 좋다는 통념이 실제 임상에서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JNC8의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 고혈압이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의 근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동맥경화로 혈관 탄력성이 떨어지고 내벽이 두꺼워져 혈류량이 줄어든 것이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다. 고혈압은 혈류량을 만회하려는 몸의 반응이자 동맥경화의 결과다.
혈압강하제를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두통, 무기력, 메스꺼움, 졸음,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은 혈압을 인위적으로 낮춤으로써 뇌나 신장이 허혈 증상을 보이는 강력한 증거다. 혈관 내벽이 좁아져 탄력성이 떨어지면 같은 혈압으로는 혈액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면 뇌에 피가 부족한 허혈증이 나타나고 몸이 이를 위기로 여겨 혈압을 올려서라도 충분한 혈액을 뇌로 보내려고 한다.
이런 몸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인위적으로 혈압만 낮춘다면 어떻게 될까. 뇌는 혈액이 부족해 호르몬 생산과 신경세포 재생에 지장을 주게 돼 몸의 활력이 떨어지고 두통과 졸음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혈액 오염으로 혈관에 염증이 생기고 내벽이 두꺼워진 것이 만성 고혈압의 원인인 것이다. 따라서 혈액의 혈전과 독성을 제거해 혈관 건강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혈압이 떨어진다.
혈액 정화 방법과 혈압약 투여가 신중해야 하는 이유
나물 중심의 전통 한식
혈액을 정화하려면 독성을 일으키는 육류와 식품첨가물 설탕 등을 멀리해야 한다. 잡곡을 많이 넣은 곡류를 중심으로 채소 위주의 전통적인 한식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또 적절한 운동과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스트레스를 풀 필요도 있다.
학교를 졸업할 무렵 허리통증으로 고생하던 중 순창의 한 시골에 살던 분에게 침을 맞은 적이 있다. 그 분은 침을 세 번 맞고 나아야지 더 이상 침으로 할 수 있으니 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침을 맞고 낫지 않으면 몸에서 기운이 나기 때문에 살생하는 것과 같아 항상 신중하다고 하셨다.
침을 놓는 것도 이처럼 신중해야 하지만 합성된 화학약을 투여하는 데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약은 몸과 오랜 상호작용을 거쳐온 자연의 산물이 아니기 때문에 몸의 거부반응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혈압약의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가 복용의 이점을 능가하는 지점에서는 투약을 아무리 신중하게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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