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UFC, 헤비메탈, 방송사고)

이번 주 나의 스트레스 지수는 최근 몇 년 동안 상한가를 경신했다. 거절할 수 없는 성격으로 남의 일을 돕게 됐는데 이것이 사람들에게 연락해 결과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카카오톡이 끊임없이 날아온다. 왜 맡았는지.. 후회할 일을 수십번. 그러나 이제는 발길을 돌릴 수도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그래서 포스팅할 시간이 없었다. 이렇게 몰입한 상태에서는 사실 영화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럴 때는 단시간에 짜릿한 전율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 넷플릭스의 <노탈리아스>를 플레이했다. UFC 격투기 선수 코너 맥그레거의 전기 다큐멘터리였다.

UFC에 대해서는 항상 양가 감정이 병존한다. 마음이 한없이 평화롭고 진지할 때는 왜 저렇게 잔인한 격투기를 하는 것일까. 비인간적이다. 잔인하다.상업적인 것에도 한도가 있다. 유혈된 그 경기에 환호하는 사람들은 또 무엇일까. 그런데 UFC는 엄연한 스포츠다. 인간에게는 싸움에 대한 본능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한 사람이 녹아웃할 때까지 뛰어오르는 이 역동성은 어느 스포츠도 근접하기 어렵다. 과거 복싱 중계 전에 전 국민이 앉았던 것과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오랫동안 지속적인 펀치로 뇌에 가하는 충격보다는 짧은 격투기가 위험하지 않다고도 한다. 어쨌든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UFC의 빅게임을 찾으면서 내 안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것이다. (마음약자는 나를 따라하지 마세요~)

그런데 코너 맥그리거 영화를 보니 격투기에 대한 생각이 좀 달라졌다. 격투기에도 서사가 있었다. 무조건 싸우는 게 아니라 충분한 훈련과 기술을 동원한 타격이다. 그리고 한 선수의 피땀나는 노력을 보니 격투기 자체가 하나의 위대한 도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링 밖에서의 삶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단란한 가장의 삶이었다. 그리고 그의 꿈은 최고의 선수가 되어 가족을 잘 부양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그의 처절한 도전과 승리, 패배, 재도전의 과정을 지켜보면 어느새 1단계 스트레스가 휘발됐다.

2단계는 몰입에서 벗어난 나에게 에너지 드링크 같은 음악으로 힘을 불어넣는 것이다. 이때 가장 좋은 음악은 역시 헤비메탈, 하드록이다. 이런 장르도 평소 조용한 삶에서는 굳이 들을 일이 없다. 힘들 때 듣는 노동요 같은 것이다. 그래서 몇 곡 찾아봤어.

첫 곡은 레드 제플린의 D’yer Maker.내 가장 친한 친구는 이 노래가 마음의 갯벌을 긁어낸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응어리가 좀 사라지다.

하지만 좀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할 때 생각나는 OST는 매트릭스다. 그중에서 여러분도 잘 아시는 음악부터.http://youtu.be/iCBL33NKvPA 네오와 트리니티가 건물에 진입하는 그 멋진 장면은 영화 역사상 100대 명장면으로 꼽힌다…

또 다른 곡 Rage Against The Machine의 Wake Up(The Matrix)는 온몸을 마사지해 준다.https://youtu.be/ieqUM667j8M

하지만 항상 이 곡을 들으면 떠오르는 영상이 있다.

IMF 직후인가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시름을 잊게 해준 방송사고 영상이 있었기에 이름 붙여 나라 경제를 말하는데 파리가 아마 역대 최고의 방송사고 아닌가. 언제 봐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영상이다.이걸 보고 또 눈물이 날 정도로 웃는다. 그래 스트레스 해소의 최고봉은 단연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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